
내란 우두머리가 대통령 자리에 물러났다고 해서 내란 종식은 아닐 테다. 내란을 끝까지 옹호한 정당과 정치인들, 민주주의를 공격하며 폭력을 선동하는 세력에 대한 청산이 남아 있다.
시민들은 다시는 계엄군을 마주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광장에 나섰다. 각자의 손에는 소중한 물건, 응원봉을 들고, 저마다의 이야기가 적힌 깃발을 휘날리며 도심을 수놓았다. 다양한 목소리와 색채는 12·3 내란으로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극복하는 극적 장면을 만들었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의 권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박근혜 탄핵 촛불과는 다르게, 이번 광장 열기는 과거 주변부로 치부했던 것을 이후 사회의 핵심 가치로 띄워 올렸다.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소개하며 청중의 응원을 받는 문화가 새롭게 자리 잡았고, 행진은 세종호텔 고공농성장 등 투쟁사업장으로 이어졌다. 시민들은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노동자들이 차별 없이 살아갈 권리를 함께 외쳤다.
금속노조는 이러한 광장의 민주주의를 일터의 민주주의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내란 세력의 완전 청산과 일터의 민주주의 실현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윤석열이 두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와 손배가압류 피해 노동자, 나아가 전체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다시 추진돼야 한다. 또한 금속노조는 노조법 개정뿐만 아니라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노동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회계공시 시행령 강행‧노조 전임자 수 강제 축소”
특히 윤석열 정부가 강행한 회계공시 시행령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했다. 이는 마치 노동조합이 조합비를 불투명하게 사용하고, 비리를 저지른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체 노동조합을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몰아가는 프레임을 씌웠다. 금속노조는 매년 조합원 앞에서 예결산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으며 독립적인 감사기구가 어떻게 활동하는지는 정부는 눈여겨보지 않았다.
또한 정부는 ‘타임오프 기획 감독’이라는 이름으로 각 사업장의 노조 전임자 수를 강제 축소했다. 사업장 특성에 따라 안전과 복지 등 어떤 활동이 필요한지, 조합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활동 시간이 필요한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정부는 타임오프 상한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금속노조 다수 사업장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결국 조합원의 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폐기, 방산사업장 쟁의권 제약, 산별교섭 제도화 등 금속노조가 수년간 제기한 요구를 철저히 외면했다. 이런 요구들은 전체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이제는 어느 한 법률에 대한 개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법’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노조법, 근로기준법, 소득세법 등의 전면적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금속노조가 제기하는 개정 방향은 ‘국제 기준’이다.
“한국 법‧제도, 국제기준에 맞춰 정비돼야”
2023년 11월 국제노동기구(ILO) 전문가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노조법과 회계공시 문제를 지적하는 ‘직접요청’을 보냈다. ILO 기본협약에 따라 모든 노동자는 차별 없이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온전히 보장받아야 하며, 노조의 자주적 운영에 정부가 개입해선 안 된다. 따라서 한국의 법과 제도는 국제 기준에 맞춰 정비돼야 하며, 이는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실현할 수 있다.
광장이 시민적 권리로서 민주주의를 이끌어왔듯이, 이제는 모든 시민이 일하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외칠 때다. 투쟁을 통해 국회를 움직이게 하고, 일터의 민주주의를 뿌리내려야 한다. 권리의 확장이 노동에 닿을 때, 우리는 보편적 권리로서의 노동기본권을 온전히 보장받고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금속노조는 2025년 총파업을 준비한다. 법 제도적 목표를 넘어 우리의 삶터, 일터가 권리 중심으로 꾸려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제껏 만나지 못한 일하는 사람이 중심인 민주주의를 만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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