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좁은 우리(케이지) 안에 갇혀 사육되는 산란계(알을 낳는 닭)는 긍정적 감정보다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느끼는 반면, 다단식 평사(에이비어리‧Aviary cage)에서 사육되는 산란계는 긍정적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윤진현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는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란계 동물복지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연구 결과, 개선 케이지 닭은 다단식 평사 닭에 비해 행동 제약을 받아 복지 수준이 더 떨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토론회에선 다단계 평사 달걀을 정말 동물복지 달걀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개선된 케이지는 닭을 한 마리당 0.075㎡ 면적에서 사육하는 철장이다. A4 용지 한 장 면적인 0.06㎡보다 약간 더 넓은 면적에서 닭 한 마리가 사육되는 셈이다. 닭 한 마리당 사육밀도 0.05㎡인 기존 케이지보다 약간 넓지만, 여전히 비좁은 면적이다.
‘다단식 평사’는 평사(평평한 축사) 내에 4단까지 구조물을 층층이 쌓되, 기존 철장과 같은 문을 없애 닭들이 위아래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것이 가능하게 한 사육환경이다. 달걀 껍데기에 표시된 난각번호 1번은 방목 사육된 닭의 달걀, 2번은 평사(다단식 평사 포함) 달걀, 3번은 개선 케이지 달걀, 4번은 기존 케이지 달걀이다. 1번과 2번은 동물복지 달걀로 인정받는다. 이날 토론회는 동물복지국회포럼과 동물자유연대가 주최했다.

“개선 케이지 달걀, 다단식 평사 달걀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 높아"
이날 윤 교수는 개선된 케이지와 3층 다단식 평사에서 키운 산란계의 동물복지 수준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다단식 평사 닭의 산란율이 개선 케이지 닭 산란율보다 높았다. 폐사율은 다단식 평사 닭이 더 높았지만, 개선 케이지에서 사육되는 닭이 더 많아 실제 폐사되는 닭은 개선 케이지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깃털이나 머리 뒤, 등‧가슴‧배, 발바닥의 손상도 다단식 평사 닭보다 개선 케이지 닭에서 많이 보였다. 다만 볏의 상처는 다단식 평사 산란계가 더 많았다. 윤 교수는 “깃털을 쪼는 것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공격성 행동이고, 볏을 쪼는 것은 닭들이 서열 다툼을 하는 행동”이라며 “케이지사는 구조상 닭들이 높이 있는 볏을 쪼기 어렵고 바로 옆에 있는 닭 외에는 쪼기 어렵다는 점 등 때문에 닭들의 볏의 상처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달걀 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도 개선 케이지사 달걀이 다단식 평사 달걀보다 평균적으로 높게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산란 초기(28주령)에는 다단식 평사 달걀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더 많이 나왔지만, 산란 후기(48주령)에는 개선 케이지 닭들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급격하게 높아졌다.
다만 달걀 크기는 개선 케이지 달걀이 다단식 평사 달걀보다 더 컸다. 다단식 평사 산란계들은 성장하고 활동하는 데 에너지를 쓰다 보니 계란 생산에 에너지가 덜 가게 되는 것으로 윤 교수는 분석했다. 신선도는 차이가 거의 없었다.

“'다단식 평사'와 '일반 평사'가 같은 동물복지 수준?…불합리” vs
"동물 극단의 고통 덜어주는 것이 현실의 동물복지"
하지만 발표 이후 토론회에선 다단식 평사 달걀을 일반 평사와 같은 동물복지 2번 달걀로 인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다단식 평사는 닭 한 마리당 면적을 계산할 때 2~4층의 케이지 면적까지 포함시키는 만큼 닭 한 마리당 1층 평사 면적이 일반 평사보다 줄어드는데, 이를 동물복지로 볼 수 있냐는 지적이다.
국중인 한국동물복지축산협회 회장은 “보편적인 동물복지 기준으로는 다단식 평사는 닭 사육 규모(밀도)가 너무 많지 않나”라며 “계란 가격은 거의 똑같은데, 일반 평사와 다단식 평사의 사육 환경은 같지 않다고 본다. (면적당) 닭을 사육할 수 있는 숫자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작은 농가로서 동물복지를 위한 (일반) 평사 전환을 한국 사회에서 주도했는데, 이후 다단식 평사가 생기면서 지속가능한 산업의 위협을 느끼시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며 공감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조 대표는 “동물복지라 하면 정말 저 푸른 초원에 동물들이 마구 뛰어놀면서 살다가 죽을 때는 아무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을 수 있는 것이 저희의 바람이지만, 전통적‧관행적으로 굳어진 식생활을 어떻게 바꾸느냐의 문제도 있다”며 “실질적으로 현장에는 동물이 받는 정말 극단의 고통을 좀 덜어주고, 숨통을 열어주는 것이 현재의 동물복지 인증의 기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동물복지 달걀 난각번호 인지 비중 18%에 그쳐”
한편 이날 행사에선 동물복지 달걀 난각번호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소비자 비율은 전체 응답자 1055명 중 18%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 조사 결과, 동물복지 축산물 인증마크는 71%가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달걀 포장지에 있는 ‘건강한 닭’, ‘1등급’, ‘무항생제’ 등 다양한 마크나 문구가 적힌 일반 달걀을 동물복지 달걀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닭 사육환경을 한글로 정확하게 표기하는 것이 달걀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는 고도은 마크로밀엠브레인 매니저가 발표했다.



![[리뷰] “우린 슬로건이 아니야”…이승윤이 이 시대를 위로하는 법 (\’역성\’ 현장)](https://forv.co.kr/wp-content/uploads/2024/09/203_165_414-120x86.jpg)
![[현장] 멸종위기종 삶터에 또 공항… “수라갯벌 보존하라”](https://forv.co.kr/wp-content/uploads/2024/08/124_66_2858-120x86.png)



![[21대 대선] 민주당 “국민중심 의료개혁”, 민주노동당 “2021년 노정합의 실현”](https://forv.co.kr/wp-content/uploads/2025/05/431_611_2840-120x86.jpg)
![[적녹영화] 인도 이주노동자의 고향 찾아 2000km 자전거 여행](https://forv.co.kr/wp-content/uploads/2025/05/430_608_1039-120x8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