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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뱀의 해’ 밝았지만…뱀은 무섭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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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 사진=국립생물자원관 
구렁이.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뱀의 해’이지만, 사실 뱀은 많은 사람들에게 유쾌하지 않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비늘을 입은 가늘고 긴 몸뚱이로 바닥을 기어다니는 모습이 징그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치명적인 독을 가진 뱀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뱀은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생태계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는 어떤 종류의 뱀이 있고, 생태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3일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생물종목록’에 따르면, 한국에는 총 11종의 뱀(육상에서 사는 종만 집계)이 서식하고 있다. 이 중 4종은 독사고, 나머지는 독이 없다. 독사 4종은 살모사‧쇠살모사‧까치살모사‧유혈목이다.

국내에 서식하는 뱀 중 멸종위기에 처한 종도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비바리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구렁이가 그 주인공이다. 이 뱀들은 기존 서식처가 파괴되거나 찻길 사고, 보신 문화에 따른 밀렵 등으로 인해 개체 수가 줄었다. 까치살모사도 과거 보신 문화에 의한 밀렵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지만, 2005년 해제됐다.

비바리뱀은 몸길이 30~60㎝ 정도로, 정수리는 흑색을 띠고 흑갈색의 불규칙한 무늬를 가지고 있는 뱀이다. 줄장지뱀, 도마뱀과 같은 소형 파충류나 소형 뱀류를 잡아먹는다. 한국에서는 현재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며 개체수가 매우 적다. 국립생태원은 “서식처가 극도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비바리뱀이 살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서식처의 파괴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했다”며 “또 도마뱀류‧장지뱀류와 같은 특정 먹이만 선호하는 것도 감소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바리뱀. 사진=국립생물자원관 
비바리뱀. 사진=국립생물자원관 

구렁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뱀이며, 몸 길이는 1.1~2m 정도다. 몸통 전체에 가로줄 무늬가 있으며, 몸 색깔이 다양하다. 다람쥐‧청설모와 같은 설치류를 비롯해 조류와 양서류까지 잡아 먹는다. 조류의 경우 둥지 안에 있는 알과 갓 태어난 새끼를 선호한다.

마을과 집을 지키는 영물로 알려졌지만, 근래 잘못된 보신 문화로 남획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분포하고, 서‧남해의 해안과 섬에서 주로 관찰되지만 개체 수가 매우 적다.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은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우리나라에 1990년대까지 뱀탕을 먹는 문화가 있었고 특히 1980년대부터 아주 심했는데, 당시 구렁이는 일반 뱀보다 훨씬 비쌌다”고 전했다.

이들 뱀은 사람들에게 무섭거나 징그러운 존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생태계에서는 중간 포식자로서 생태 다양성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도민석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연구부 기후‧환경생물연구과 환경연구사는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뱀이 줄어들면 쥐 등 사람에게 질병을 감염시킬 수 있는 매개가 되는 동물들이 늘어난다”며 “뱀이 있으면 어느 정도 그런 감염들을 예방하는 등 사람들 어려움을 좀 더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한 소장도 통화에서 “뱀은 먹이사슬의 중간 포식자 역할을 하면서 개체수 관리를 하고 있는 만큼, 뱀이 없으면 곤란하다”고 전했다.

이에 생물 연구가들은 뱀에 물리지 않도록 물론 조심해야겠지만, 뱀을 마냥 싫어하기보다는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인식해 볼 것을 제안했다. 한 소장은 “뱀이 사람을 보면 똬리를 틀기도 하는데, 뱀이 이렇게 웅크리는 것은 빨리 도망가고 싶은데 타이밍을 놓쳤거나 해서 놀라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뱀이 인간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사람보다 뱀이 오히려 갑자기 사람을 만나면 더 놀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우리 생명이 중요하듯 뱀과 같은 다른 생명체들의 생존도 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뱀도 인간과 같이 살아 있는 존재로 보고, 또 생태계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인식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시했다.

뱀을 길에서 만날 경우 대처법과 관련해서는 "(뱀을 자극하지 말고) 우회해서 가는 것이 좋다"며 "적어도 1m 이상 떨어져서 가면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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