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GM)이 자동차 생산 속도 증가 방침에 반대하며 생산라인을 중단한 노동자를 징계해고한 것은 적법하다는 2심 법원 판결에 대해 노동자들이 반발 목소리를 냈다. 법원은 2심에서 “생산라인 중단 등에 따른 회사의 생산의 경제적 손실이 크다”며 초심을 뒤집고 이같이 판단했지만, 노동자들은 “노사 간 약속과 관행을 따르지 않고 컨베이어벨트 속도를 높여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건강과 안전을 위협한 건 사측”이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안규백)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심 재판부는 사건의 발단이 작업속도를 일방적으로 상향한 사측에 있다는 것을 망각했다”며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부디 대법원이 항소심의 판결을 바로 잡아주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한국지엠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등 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지난 10월 원고 승소 판결했다.
노측, ‘생산속도 상향’ 반발하며 ‘생산라인 정지’
사건은 2020년 한국지엠이 부평2공장 조립라인의 ‘시간당 차량생산대수(JPH)’ 증산을 강행하면서 시작됐다. 한국지엠은 2020년 1월 해당 라인의 JPH를 기존 24대에서 26대로 늘리고, 그해 3월엔 28대까지 늘렸다.
이후 같은 해 5월 한국지엠은 32대까지 늘릴 것을 요구했지만 노조가 반대하자, 그해 8월26일 30대로 늘리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그날 안 지부장을 포함한 지부 일부 간부들은 증산 방침에 항의하며 부평2공장 조립라인 담당자 사무실에 방문해 사무실 내 책상과 의자 등을 파손했다.
지부는 생산도 중단시켰다. 안 지부장을 포함한 3명의 지부 간부가 안돈줄을 당기거나 절단해 생산라인도 중단시킨 것이다. 안돈줄은 문제가 발생해 도움을 요청할 때 예외적으로 공정을 중단시킬 수 있는 장치로, 이를 당기면 공정이 중단된다.
이후 노사 합의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안 지부장은 2021년 4월 징계해고됐다. 생산라인 중단 등으로 회사 손실이 크고 사업장 질서가 훼손됐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안돈줄을 함께 당기거나 회사 집기를 파손시킨 나머지 지부 간부 4명도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에 안 지부장 등은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2021년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인천지노위는 안 지부장의 구제신청를 기각했다. 나머지 간부들의 징계는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같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안 지부장에 대한 부당해고도 인정했다.
이후 사건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1심 법원은 중노위 판단을 취소해 달라는 한국지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올해 10월 2심 법원은 해고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2심 법원은 판결문에 “안 지부장이 안돈줄을 당기거나 절단하는 등으로 약 86분간 자동차 생산공정을 중단시켜 약 40대분의 생산 손실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350여 명의 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한 원고 회사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명시했다.
또 “회사 정책에 관해 이견이 있는 경우 적법한 절차를 밟아 문제를 해결해야 함에도 업무방해‧폭력 행위를 통해 문제해결에 나선 것은 쉽게 정당화할 수 없다”며 “생산라인 무단 정지는 공장의 작업질서와 평온 등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적시했다. 이어 “회사는 지부에 JPH를 32대로 늘릴 것을 요구한 뒤 부서협의와 간담회 등을 개최했다”며 “회사가 JPH 상향 조치를 일방적으로 강행했던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2심 법원 “생산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 책임 커”
노측 “사측, 관행 깨고 일방적으로 작업속도 상향”
지부는 반발하고 있다. “노동자가 처한 조건은 보지 않고 ‘기업 질서’만 강조한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이다. 법원이 ‘회사가 증산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간담회 등을 열었더라도) 조율점을 전혀 찾지 못했기 때문에 강행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지부장은 한국지엠 노동자의 대표자”라며 “회사는 교섭과 단체협약의 중요한 파트너를 해고로 내몰면서 지부의 단결력을 약화하려 술수를 벌이는 것 아닌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한국지엠 안에는 회사가 노조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부장과 노조 조합원 징계를 끝까지 관철하려는 사측의 태도는 한국지엠이 놓인 지속가능성을 훼손하고 노사관계를 파탄 지경에 이르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하는 일은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안 지부장이 한 일은 노조의 임무고 의무”라며 “법원이 해야 할 일은 부당해고를 구제하고 회사를 꾸짖어 정의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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