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을 논의하는 마지막 정부간 국제회의가 부산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감축’을 협약에 명시할지를 두고 국가들 간 치열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7일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가 열린다. 정부간협상위원회는 지난 2022년부터 플라스틱 오염을 대응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을 맺는 것을 목표로 논의해왔다.
2022년 11월 우루과이에서 열린 1차 회의를 시작으로 프랑스‧케냐‧캐나다 등에서 회의가 열렸다. 이번 부산 회의는 마지막 5차 회의다. 이번 5차 회의에는 170여개 유엔 회원국의 정부 대표단과 유관 국제기구, 환경 전문가를 비롯한 40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플라스틱 원료 ‘폴리머’ 생산 감축, 협약에 명시될까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플라스틱의 원료인 폴리머 생산 감축이다. 환경단체들은 폴리머 생산 절감을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플라스틱이 제품이 되기 이전에 플라스틱 원료 단계에서부터 생산을 제한하는 내용이 협약에 담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가별 입장은 갈리고 있다. 유럽연합(EU)와 노르웨이‧르완다를 비롯한 국가들이 참여하는 ‘플라스틱 오염 근절을 위한 야심찬 목표 연합’(HAC)은 폴리머 생산량 감축을 옹호하고 있다.
반면 산유국들과 석유화학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플라스틱 생산 규제보단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 단계에 초점을 맞추자는 입장이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출범한 ‘플라스틱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제연합’(GCPS) 참여 국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GCPS에는 이란‧중국‧러시아‧쿠바‧바레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이들은 그동안 플라스틱을 더 많이 사용한 선진국들이 더 많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도 제시하고 있다.

시민사회 “회의 개최국인데도 한국 입장 ‘모호’”
이런 가운데 한국은 마지막 협상회의 개최국임에도 생산 감축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린피스‧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는 지난달 연대 성명을 통해 “그동안 한국은 협상 과정에서 생산 감축에 대해 불분명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며 “유엔환경계획(UNEP) 웹사이트에 공개돼 있는 한국 정부의 발언문은 실행 가능성과 각 국가별 맥락을 고려한 현실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지난 4월 캐나다에서 진행된 4차 정부간 협상 위원회에서 폴리머 생산 감축에 동의하는 ‘부산으로 가는 다리’ 선언에도 연명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4일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이번 협상과 관련해 “(플라스틱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HAC 참여국이기도 하다. 하지만 환경단체 측은 김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감축) 입장을 표명한 것이 처음이어서 그 자체로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모호성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새미 녹색연합 활동가는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감축도 ‘생산’ 감축인지 ‘소비’ 감축인지 어떤 감축인지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김 장관은 그냥 ‘감축’이라고만 말해서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어떤 맥락에서 말을 했는지 완전히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며 “원료 단계부터 제한하는 생산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 장관의 플라스틱) 생산을 감축하겠다는 입장이 이번 회의에서 잘 유지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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