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이 노동자가 숨지는 화재 사고가 난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동행명령장 발부에도, 국정감사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또다시 밝혔다. 노동단체와 유족들은 “피해자 유족들의 가슴에 다시 한 번 대못을 박는 일이 벌어졌다”며 규탄 목소리를 냈다.
박 대표는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국정감사 불출석 확인서를 냈다. 확인서에는 “국회 환노위에서 발부한 동행명령장을 수령했지만, 앞서 제출한 불출석 사유와 동일한 이유로 불출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행명령이란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의 증인‧참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해당 증인‧참고인을 동행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한다.
앞서 박 대표는 환노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지난 22일 국회 환노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사유서에는 “국회에서 답변 내용이 향후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증인으로 출석해도 구체적 답변을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적었다.
이에 환노위는 같은 날 전체회의를 열고, 박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그런데 박 대표는 이날 환노위의 국정감사 동행명령까지 거부한 것이다. 박 대표는 현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등의 혐의로 구속돼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노동단체와 피해자 유족 등은 “천인공노할 일이 다시 한 번 벌어졌다”며 규탄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은 “아리셀 참사 이후 124일 동안 박순관은 단 한번도 피해자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았고 교섭도 거부해왔다”며 “동행명령 거부에 대한 즉각적인 고발은 물론이고 정부와 국회가 피해자 유족들의 문제 해결에 즉각적으로 직접 나설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참사 발생 이후 박 대표는 언론 앞에서만 대국민 사과를 했을 뿐, 정작 사과를 받아야 할 희생자 유족들에게는 직접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그가 구속된 이후 구치소를 찾아 사과를 받기 위해 접견을 신청했지만 그조차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오늘 이른 아침부터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농성장을 떠나 국회를 찾은 유족들은 오늘까지 박순관을 대면할 수 없었다”며 “우리는 아리셀 참사의 주범, 박순관의 죗값을 철저히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행명령을 거부한 박 대표를 고발할 것을 안호영 환경노동위원장에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박 대표이사가 국회 동행명령 집행에도 불구하고 불출석을 했다”며 “이는 국회 모독을 넘어서 아리셀 참사로 목숨을 잃은 23명의 노동자들과 그 유가족 분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표는 국감장에 출석해서 화재의 원인과 불법파견 등 여러 의혹을 해소함으로써 참사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했다”며 “박순관 증인의 국감 불출석과 관련해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고발해 주실 것을 위원장께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고발 여부에 대해 양당 간사가 의원들과 협의해 결과를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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