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월 근무했던 노동자가 말씀드리자면, 취업규칙이 변경한 사실도 몰랐고, 적절한 장소를 제공해서 안내받은 적도 없었고 동의를 한 적도 없습니다. 지난 10일 국정감사 방송 보고 2023년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가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동탄센터 일용직 노동자 ㄱ씨가 2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퇴직금 도둑질하는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쿠팡풀필먼트가 일용직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노동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지적하면서다.
쿠팡풀필먼트는 지난해 5월 취업규칙에서 퇴직금 지급 대상을 변경했다. 일용직 노동자는 원칙적으로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지만, 요건을 충족하면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퇴직금 지급 기준으로는 '처음 일한 날부터 1년 이상 일하고, 4주간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일 경우'를 제시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퇴직금 적용 여부를 살펴보면, 이 문구는 '4주당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달이 중간에 있으면 근로 단절로 보고 근속기간을 0으로 초기화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새 취업규칙에는 한 달 이상의 근로 단절이 생기면 다시 일을 시작하는 날부터 새로 계산을 시작한다는 문구도 있다. 이 취업규칙에 따르면 11개월을 근무하고 한 달을 쉰 뒤 다시 11개월을 근무하더라도 이 노동자에게는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쿠팡풀필먼트는 지난 4월에도 취업규칙을 변경해, 4주간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달이 있으면 근로기간을 초기화한다는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담았다. 변경된 취업규칙에는 '최초 근로일로부터 마지막 근로일까지 기간 동안, 4주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기간이 연속하여 1년 이상인 자'를 퇴직금 지급 대상으로 명시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지부는 쿠팡풀필먼트가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퇴직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은 모두 취업규칙 설명회에 참석한 경험조차 없거나, 설명회에 참석했더라도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동의 서명만 요구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상연 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대법원 판단에 따르면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개별 노동자에게 사측이 각각 동의서를 받는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되고, 사용자 측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집단적으로 토론해 의견을 결정해야 한다”며 “그런데 쿠팡은 이런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변경된 취업규칙 내용 자체가 대법원 판례와 노동부 행정해석에 위반한다는 비판도 했다. 김 변호사는 “만약 일용직 노동자의 근로기간 중 약간의 공백이 있거나 1주간 근로 시간이 15시간에 미달하는 때가 있다면, 그 기간을 계속 근로기간 산정에서 제외하면 될 일”이라며 “갑자기 ‘오늘부터 다시 1일’로 보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도 ‘공백 기간이 있더라도 그 공백이 전체 근로기간에 비해 짧거나, 공백이 있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근로제공의 계속성은 단절되지 않는다’고 1995년 해석했다”며 “무슨 사정이든 한 달만 공백이 생기면 리셋된다는 쿠팡의 규정은 이런 대법원 해석과 완전히 모순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는 고용노동부를 향해 쿠팡풀필먼트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뒤 노동부에 접수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진정 건수는 160여 건이지만, 단 한 건도 노동부로부터 구제받지 못했다.
ㄱ씨는 “제가 퇴직금 임금체불로 진술하러 노동청에 방문했을 때 담당 감독관은 ‘일용직은 원래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쿠팡은 법을 어긴 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며 “노동자 편에서 공정하게 집행한다는 노동부에게 외면당한다는 생각에 너무 속상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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