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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소리의숲1

“AI 응답 속터져, 그 불만 고스란히 콜센터 상담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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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5일 \'AI발 고용위기와 금융권 콜센터 직고용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최나영 기자 
조승래.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가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AI발 고용위기와 금융권 콜센터 직고용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최나영 기자 

금융권이 인공지능(AI) 상담 기술에 투자하며 상담사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AI의 한계로 오히려 콜센터 상담사의 중요성이 드러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금융권 콜센터 상담사 대부분은 여전히 불안정한 고용과 낮은 임금, 부족한 인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I발 고용위기와 금융권 콜센터 직고용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금융권 콜센터 상담사들은 자신들의 노동 가치와 노동환경을 재평가해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는 조승래‧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가 주최했다. 5대 은행 콜센터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10월 기준 5대 은행 전체 콜센터 고용인원 4574명 중 87.5%(4001명)는 업체를 통해 간접고용 돼 있었다.

“AI가 못한 복잡한 상담 맡고, AI에 화난 고객 불만 받아내고“

이날 토론자들은 금융권의 AI 도입에도 상담사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I 상담 서비스 도입으로 전화량이 줄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집단해고됐던 KB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 240여명 중 1명인 김현주씨는 “AI 도입으로 집단해고 사태까지 발생했지만 AI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시대의 변화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AI는 아직 사람만큼의 업무 수행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권의 업무는 단순한 상담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금융권들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고객들이 불편을 감수하라고 하며 고객들을 길들이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관욱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도 “AI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일반 상담사를 찾는 고객과 시민이 많다”며 “이것은 실제 금융권 콜센터에서 앞다퉈 AI 상담사로의 전환을 시도한 뒤 수익률 감소를 경험해 다시 일반상담의 비율을 늘리는 사례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AI 도입으로 콜센터 상담사의 업무 강도가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디지털 뱅킹의 성장과 AI 상담 도입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영업 점포가 축소되면서 콜센터 상담 업무의 난이도와 복잡성은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AI 도입으로 콜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한 콜당 처리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우새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은 “고객들은 AI 상담에 답답함을 느끼고는 콜센터로 전화를 연결한다”며 “불안정한 AI가 1차 상담을 처리한 뒤 보다 복잡한 상담을 상담사가 맡게 된다”는 지적했다. 이어 그는 “AI 상담을 받으며 여러 단계를 거쳐 오래 기다린 고객의 불만을 받아내는 감정노동은 상담사의 몫”이라고 꼬집었다. 김씨도 “AI 불만까지 상담사들이 응대하며 콜센터 노동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토로했다.

“비대면 시대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대면 서비스”

이에 토론회에서는 상담사들의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직접고용을 비롯해 이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우 연구위원은 “막대한 이윤을 올리는 용역업체와 달리, 용역업체 소속 콜센터 상담사는 근속과 숙련도가 증가함에도 여전히 낮은 임금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콜센터 업무가 원청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상담이 점차 복잡하고 고도화되고 있음을 고려해 직접고용 또는 자회사 전환 등을 통해 숙련 상담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는 용역업체 상담사가 고객의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조회‧관리하는 구조인데, 고객정보 보호를 위해서라도 상담사를 직접고용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도 “콜센터 상담사의 고용 안정화는 단순히 상담사 개개인의 경제적 안정을 넘어 사회적 안전망의 구축, 궁극적으로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관련된 필수적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비대면에 노출된 사람들이 겪는 감정적 고립과 다양한 중독문제가 확산한 시기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최소한의 대면 서비스”라며 “그것을 가장 오랜 기간 직업의 영역에서 담당하고 있었던 것이 바로 콜센터 상담사”라고 말했다.

김정훈 코넬대 노사관계대학 박사과정 연구원은 “무분별한 AI 도입은 조직의 비용만 증가시키고 생산성을 증대시키지 못하는 동시에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를 초래하는 ‘그저 그런 기술(so-so technology)’의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AI 기술의 도입이 생산성과 상담원들의 직무 만족도를 동시에 향상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투자와 노조·노동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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