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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4.8 지진에도 인근 노후원전 수명연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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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원자력발전소. 사진=한국수력원자력발전소

전북 부안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전남 영광 한빛 원전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빛 원전은 이번 지진의 진앙지와의 거리가 42km 정도로 국내 원전 중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지진이 원전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밝혔지만, 시민사회는 앞으로도 원전이 계속 안전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빛 원전 1·2호기 수명연장 절차를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한수원은 설계수명 만료를 앞둔 한빛 원전 1·2호기 수명연장도 추진하고 있다.

42km 거리서 지진 났는데…한수원 “원전 이상 없다”
환경단체 “계속 안전할지 장담할 수 없어…지진의 경고 받아들여야”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지난 12일 오전 8시26분쯤 부안군 남남서쪽 4km 부근에서 규모 4.8로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1시55분쯤에도 부안군 남쪽 4km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한빛 원전과 진앙의 직선거리는 42.6km다.

한수원은 이번 지진과 관련해 원전의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같은날 “규모 4.8과 규모 3.1 지진과 관련해 원전에 미친 영향은 없다”며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는 정상 운전 중에 있으며, 모든 원전에서 지진계측값이 지진경보 설정값(0.01g) 미만으로 계측돼 지진경보가 발생한 원전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앞으로도 계속 안전할 지 장담할 수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빛핵발전소대응 호남권공동행동는 같은 날 긴급성명서를 내고 “부안에서 발생한 지진은 호남지역 역시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진발생으로 가장 먼저 우려가 되는 곳이 바로 핵발전소다. 우리는 지진해일로 발생한 후쿠시마 핵 사고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을 겪으면서 우리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국회와 언론을 통해 고리·월성 원전에 지진 발생이 가능한 단층을 고려한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영광·한빛원전 내진설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빛원전은 국내 원전 가운데 안전성이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마지막으로 차단할 수 있는 격납 건물의 콘크리트벽에서 다수의 공극과 철판 부식 등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3일 서울 중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중앙방사능통제상황실에서 전국 5개 원안위 지역사무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영상회의를 열고, 지난 12일 발생한 전북 부안 지진 이후 국내 원자력이용시설에 대한 점검 결과 및 비상대응태세 등을 긴급 점검했다. 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그러면서 환경단체들은 한빛 1·2호기 수명연장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빛원전 1·2호기는 각각 1985년 12월, 1986년 9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오는 2025년 12월, 2026년 9월 각각 40년의 설계수명을 마치고 폐로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빛 원전 1·2호기도 10년 더 연장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행동은 “후쿠시마 사고 당시 가장 먼저 폭발이 일어난 핵발전소는 수명연장한 발전소였고, 사고가 일어났던 발전소 모두 노후 핵발전소였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며 “핵발전소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발전소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 멈춰야 한다. 사고가 일어나면 그 누구도 돌이킬 수도, 책임질 수도 없는 끝모를 재앙을 불러오는 것이 핵발전소”라며 “한수원과 정부·지자체는 이번에 부안에서 발생한 지진의 경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빛 원전 수명연장 추진 절차도 논란…
주민들 “한수원, 이해할 수 없는 설명만”

아울러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한빛 원전 1·2호기는 수명연장 추진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원전 수명연장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난해한 용어와 내용으로 작성돼 주민들이 이해할 수 없었다고 지적하면서다. 전남 함평군 주민들은 지난 11일 한수원을 상대로 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수원은 한빛 원전 1·2호기 수명연장을 위해 전북 고창·부안군, 전남 영광·함평·무안·장성군을 비롯한 6개 지자체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서 초안을 공개해 의견을 받는 ‘주민 공람’은 마쳤고, 공청회만 남겨두고 있다.

'한빛 1,2호기 계속운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내용 일부. 사진=한국수력원자력발전소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월 평가서 초안에 대해 설명·논의하는 간담회에서 함평 주민들은 초안의 내용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알아듣도록 설명하고 다시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런데 한수원의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담당자는 본인조차 100%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 평가를 한 사람들도 소수 외에는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서 초안을 공람하는 목적이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것인데, 한수원은 전문가들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워 주민들이 애초에 읽을 수도, 의견을 낼 수도 없는 고도로 난해한 평가서 초안을 냈다”며 “한수원의 의견수렴 절차가 한빛 1·2호기의 수명연장을 위해 지역과 주민들을 들러리 세운 요식행위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밖에 평가서 초안에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핵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가 났을 경우에 대한 평가가 나와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40년 전에 지어진 원전인 만큼 안전성 평가에 최신 기술을 활용해야 하지만 적용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았다.

소송은 함평 주민들만 참여했지만, 의견을 수렴 중인 다른 지역 평가서 초안의 내용도 동일하기 때문에, 이번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나머지 지역 주민들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절차도 다시 진행돼야 한다고 환경단체는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함평군의 소송 결과에 따라 의견수렴 절차가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무리하게 공청회를 진행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공청회는 오는 17일 고창군, 오는 18일 부안군을 시작으로 해당 지자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 해당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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