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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찰리 홀트 CLiDef 변호사] “그린피스 상대로 한 1조원 소송은 \’슬랩\’…법적 근거‧정당성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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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홀트(Charlie Holt) CLiDef(Global Climate Legal Defense) 유럽 책임자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소리의숲\'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최나영 기자 
찰리 홀트(Charlie Holt) CLiDef(Global Climate Legal Defense) 유럽 책임자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소리의숲'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최나영 기자 

“에너지 트랜스퍼(Energy Transfer‧ET)가 소송을 한 것은 손해 배상과 같은 이유 때문도 있지만 그걸 넘어서서, 시민사회가 목소리를 높일 때 그 사람들 역시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기도 하다고 저희는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기후법률방어(CLiDef‧Global Climate Legal Defense)의 유럽 책임자(Lead)이자 변호사인 찰리 홀트(Charlie Holt)가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대형 송유관 기업 ‘에너지 트랜스퍼’가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환경보호 시위를 벌여 건설 사업을 지연시켰다’며 제기한 수억 달러대 소송이 ‘슬랩’(SLAPP‧Stratsgy Lawsuit Against Public Participation‧전략적 봉쇄 소송) 사례에 해당한다며 한 말이다. 슬랩 소송은 공적 의제에 관한 비판이나 반대 여론을 위축시킬 목적으로 제기‧남발하는 소송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에너지 트랜스퍼의 송유관 건설 사업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던 그린피스는 현재 1조원에 육박하는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달 미국 노스다코타(North Dakota)주 모턴 카운티 지방법원의 배심원단이 그린피스 본부 ‘그린피스 인터내셔널’과 미국 지부 ‘그린피스 USA’가 에너지 트랜스퍼에 총 6억6690만 달러(약 9천737억원) 가량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다.

앞서 에너지 트랜스퍼는 자사의 노스다코타 송유관 건설 사업에 대해 2016년 그린피스가 반대 시위를 주도해 운영에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면서 2017년 미국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연방법원이 기각하자, 에너지 트랜스퍼는 같은해 노스다코타주 법원에 소송을 다시 제기했다. 당시 에너지 트랜스퍼는 그린피스에 약 3억 달러(약 43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 배심원단은 이의 두배에 달하는 금액인 6억 달러대를 배상액으로 산정했다.

2016년 당시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원주민 보호구역을 가로지르는 에너지 트랜스퍼의 송유관이 원주민 식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건설 저지 시위를 벌였다. 갈등이 격화하며 송유관은 건설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2017년 완공됐다.

그린피스는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이 소송이 슬랩 사례에 해당한다며, 지난 2월 네덜란드 법원에 에너지 트랜스퍼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소송은 지난해 마련된 유럽연합(EU)의 ‘반(反) 슬랩 소송 지침’(Anti-SLAPP Directive)을 처음으로 적용해 제기한 소송이기도 하다. 네덜란드는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이 소재한 곳이다.

미국 노스다코타주 법원에서의 이번 평결이 확정될 경우 그린피스는 파산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그린피스는 이 소송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을까. <소리의숲>은 15일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찰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찰리는 지난해 10월까지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에서 일하면서 반(反) 슬랩 전략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 왔다. 현재는 법적 위협에 직면한 기후 옹호자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CLiDef에서 그린피스를 포함한 기후 관련 단체들을 변호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슬랩(SLAPP) 소송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슬랩(SLAPP) 소송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그린피스 제공

“노스다코타주, 환경운동 하기 척박한 환경…배심원 구성 그린피스에 취약”

– 이 소송을 슬랩 소송이라고 보나.
“그렇다. 에너지 트랜스퍼가 2017년 당시 이 소송을 제기했을 때 에너지 트랜스퍼의 CEO는 인터뷰에서 ‘이 소송의 목적이 그린피스를 파산시키기 위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린피스 활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저희는 보고 있다. 또 그린피스는 노스다코타 송유관 사업에 반대하는 공식 서한에 다른 500개 기관과 함께 공동 서명자로서의 역할을 했을 뿐인데 (그린피스에서 주도하거나 기획하고 활동을 지시한 것이 아니고, 시위 현장에 활동가가 나가더라도 그린피스의 이름을 걸고 한 것도 아니고 활동하는 분들은 자원해서 하는 것인데) 청구인 측에서는 모든 배후에 그린피스가 있고 그린피스가 조종하고 있다며 이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회사 측이 법을 남용했으며, 이 소송은 슬랩 소송이라고 보고 있다.”

– 노스다코타주 법원 배심원단은 에너지 트랜스퍼가 당초 제기했던 규모의 두 배에 달하는 약 6억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이런 평결이 나온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 법원은 징벌적 손해배상 차원에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 단체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배후에 있어서 그런 파괴적이고 급진적인 결과를 보여줬다는 해석을 한 것이고, 그 모든 책임에 그린피스가 있다고 하는 일종의 혐의를 씌우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이런 평결이 나온 데엔 지역적 특성도 있다고 본다. 노스다코타주 같은 경우 굉장히 환경운동을 하기에는 척박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노스다코타주는 워낙 화석연료 회사들이 많이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다 보니 모든 배심원들이 어느 정도는 (화석연료 회사들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편향성이 없는 배심원을 찾기가 힘든 곳이다. 그래서 환경운동에 굉장히 적대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분이 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사건 슬랩 소송으로 보지 않기가 어려워…유럽 소송은 좀 더 낙관적”

– 앞으로 어떤 법적 절차가 남아있나. 또 이후 재판은 어떻게 전망하나.
“노스다코타주 대법원에서 다시 한번 재판이 이뤄져야 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지 못하면 미국 연방대법원에 또다시 항소하게 될 것이다. 승소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다양한 사안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또 만약 승소를 못할 경우 그린피스 USA가 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한정적이기 때문에 네덜란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이 또 다른 법적 조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재판 결과와 관련해서는 변호사로서 불확실성이 있는 부분은 잘 언급하지 않는 편이긴 하다. (그럼에도 말하자면) 노스다코타에서의 소송의 경우 배심원 구성이나 판사를 봤을 때 약간 취약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탄탄한 정의가 실현이 된다면 분명히 이런 사안 같은 경우 기각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법적인 해석만 제대로 내린다면 이런 사건 같은 건은 기각되는 것 맞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유럽(네덜란드) 소송과 관련해서는 좀 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슬랩 소송으로 보지 않기가 오히려 어렵기 때문이다. 유럽 ‘반 슬랩 지침’ 조항상 유럽 단체들을 이런 슬랩 소송으로부터 보호하게 돼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 네덜란드에서 승소하면 미국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나.
“미국 소송의 경우 그린피스 인터내셔널과 그린피스 USA가 다 소송 대상으로 돼 있는데, 네덜란드 소송의 경우 원고가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이다. 그리서 유럽 소송에서 승소하면 그린피스 인터내셔널과 관련한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법적 비용까지도 저희가 낼 필요가 없게 된다. 다만 이때 원고는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이고 그린피스 USA가 아니기 때문에 그린피스 USA의 판결 내용과는 별개라고 볼 수 있다.”

찰리 홀트(Charlie Holt) CLiDef(Global Climate Legal Defense) 유럽 책임자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소리의숲\'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최나영 기자 
찰리 홀트(Charlie Holt) CLiDef(Global Climate Legal Defense) 유럽 책임자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소리의숲'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최나영 기자 

– 그밖에 또 다른 대응 전략이 있다면.
“노스다코타의 소송을 보면 (회사 측의) 주장의 근거도 취약하고 법을 확대 해석해 진행한 사례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원고의 취지 자체가 최대한 이런 법적 절차를 장기적으로 끌어서 피고에게 손해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우리는 보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이것이 슬랩 소송이라는 점과 이 소송이 법적인 근거와 정당성이 약하다는 점을 최대한 많이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한다. 이런 슬랩을 사용하는 원고들에 대해 알려서 오히려 그들에게 손해가 갈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연대를 해야 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서 우리의 의견을 계속 알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입법적인 개혁을 옹호하는 활동을 벌여서 이런 사건들이 필터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사실 이런 정도의 소송은 법원까지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데 노스타코타주 같은 경우 반 슬랩 법이 제정되지 않은 15개 주 중 하나다. 그래서 이 소송과 관련해서 피고들이 거의 보호를 받기 힘들고 전통적인 소송 기각 방식을 취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대가 중요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 법적인 협박은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는 것을 최대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슬랩 소송의 대상이 되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다면 사람들끼리 공유하고 연대해 무엇이 잘못됐고 어떤 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모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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