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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소리의숲1

산별노조가 말하는 산별‧초기업교섭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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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 김주영‧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산별‧초기업교섭 활성화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보건의료노조
민주노총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 김주영‧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산별‧초기업교섭 활성화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보건의료노조

산별‧초기업교섭은 노동자 간 격차를 줄이고, 조직이 어려운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교섭력을 부여하고, 복합적인 사회 위기에 대응하는 것 등에 효과적인 제도로 꼽힌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제도적으로 초기업교섭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요건이 불명확하거나 실행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조항이 없어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

민주노총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 김주영‧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산별‧초기업교섭 활성화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금속노조‧보건의료노조‧화섬식품노조 등 4개 산별노조는 토론회에서 초기업교섭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며 단체협약 효력확장제도 개선 등을 제시했다.

공공운수노조 “공공부문 노동자 임금격차 심해…초기업교섭으로 바꿔야”

이날 토론에서 이승철 공공운수노조 기획실장은 공공기관‧정부조직 비공무원 노동자는 정부의 일방적인 판단에 따라 임금‧근로 조건이 확정되는데, 이런 구조 때문에 기관 간‧고용 형태 간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에 따르면 공공기관 무기계약직의 임금수준은 정규직의 50% 수준에 그친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진짜 사장’인 정부와 노조의 교섭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실장은 “특히 초기업교섭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 스스로가 선량한 사용자로서의 롤 모델을 자임하고 나설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움직임은 민간을 향한 강력한 정책 신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를 현실화하는 방안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 개정과 공무직위원회 제도화 등을 제시했다. 이 실장은 “노조법 개정과 같은 방법도 있지만 이는 절차와 효과가 무겁기 때문에 공운법 개정 등을 통한 방식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 “노‧사‧정 모두 참여하는 초기업 교섭 이뤄져야”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연구원장은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산별‧초기업교섭을 통해 개별 사업장을 뛰어넘는 많은 문제들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 연구원장은 “2007년 보건의료노조는 산별교섭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해 합의하기도 했다”며 “정규직 임금 인상률 일부(1.3~1.8%)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에 사용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별교섭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산별교섭의 사례를 만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나 실장은 현재도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병원비 걱정 없는 사회 만들기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노‧사뿐 아니라 정부까지 참가하는 초기업 교섭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실장은 “이를 위해서는 초기업 교섭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며 “또 대한병원협회(병협)‧대한의사협회(의협)‧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 등의 단체들이 사용자단체로서 초기업교섭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초기업교섭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나 실장은 “노조법 30조 3항에 ‘다양한 교섭 방식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어떻게 노력할 건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금속노조 “기업별 파편화된 대응으론 심화하는 격차 제어 못 해”
화섬식품노조 “초기업교섭으로 단체교섭서 배제되는 노동자 보호해야”

오기형 금속노조 정책국장도 기업별 교섭체계를 벗어나야 극단적 불평등 구조 완화 등 사회적 문제를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국장은 “기업별 노사관계 체계에서 노조는 기존 내부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유인이 커지고 기업 외부 의제와 연계하는 전략적 역량이 상실된다”며 “이는 사회적 지지가 낮아지고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권력 자원의 축소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후위기나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 발전,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 등 변화하는 환경이 불평등하게 다가오기 때문에, 파편화된 대응은 바닥으로의 경쟁만 가속화한다”며 ”집단적 조정이 되지 않으면 전환 과정에서 심화하는 격차를 제어할 방법이 없고, 그 피해는 사회 약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초기업교섭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단체협약 효력확장제도 개선 등을 제시했다.

임영국 화섬식품노조 사무처장은 단체교섭을 하기 어려운 구조에 있는 봉제노동자 사례를 언급하며 초기업교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사무처장은 “특히 고용구조와 산업구조가 탄력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인 만큼 단체교섭에서 배제되는 노동자들이 많아지고 있어 초기업교섭이 필요하다”며 “또 기업별교섭으로는 무엇보다 산업 구조조정 시기에 아무런 합리적 대책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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