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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고리 없이 일하다 떨어져 숨진 현대제철 계약직 청년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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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금속노조 간부들이 현대제철 중대재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지난 17일 금속노조 간부들이 현대제철 중대재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 발생한 20대 비정규 노동자 추락 사망 사고와 관련해 “부실한 안전관리 체계, 위험 업무에 저숙련 계약직 노동자 투입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시10분쯤 포항시 남구 제철동 현대제철 포항1공장에서 20대 계약직 노동자 A씨가 10여 미터(m) 아래 쇳물 찌꺼기(슬래그)를 받는 용기인 포트 안으로 추락했다. A씨는 찌꺼기 제거 작업을 하던 중 균형을 잃고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쇳물의 온도는 보통 1400도가 넘는데, 당시 포트 내부는 찌꺼기를 비워낸 상태였지만, 남아있는 찌꺼기 등으로 인해 상당히 뜨거웠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사고 당시 A씨는 2인1조로 일하고 있었다.

노조 “현실적으로 안전고리 체결 어려운 구조”

노조는 사고와 관련해 사측의 안전관리 부실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소 작업을 할 때는 추락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해야 하지만, A씨는 사고 당시 추락에 대비한 안전고리를 체결하지 않고 있었다.

노조는 “A씨는 안전고리를 체결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며 “15분 간격의 장입 속도에 안전고리 체결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사측이 내놓은 안전대책인 그네식 안전대에 안전고리를 체결할 경우 폭발이라는 다른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현장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사측이 해당 작업 현장의 추락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했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3월29일 작성한 위험성 평가서를 보면, 사측은 해당 작업에 대해 “로체링(포트 위 뚜껑 부분) 작업 중 추락 위험(이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한 안전조치로 △안전고리 체결 후 작업 실시 △2인 1조로 작업 진행 △조작실의 작업자가 CCTV를 통해 해당 작업을 모니터링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위험성 감소 대책’은 공란으로 비워뒀다.

박재영 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회사가 안전조치로 제시한 안전고리를 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위험성 감소 대책’이라는 칸에 ‘어떤 식으로 추락 위험을 방지하겠다’는 개선 대책이 적혀 있어야 하는데 안 적혀 있다”며 “또 평가서엔 개선 대책을 언제까지 완료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안 적혀 있다. 형식적인 안전 대책만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현대제철 경영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돼야”

노조는 위험 작업에 숙련도가 떨어지는 계약직을 투입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했다. A씨는 2023년 하반기에 2년 계약을 맺고 입사했다. 당초 현대제철 포항2공장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현대제철이 경영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포항2공장 가동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이후 포항1공장으로 전환배치됐다.

노조는 사고 예방을 위해 회사가 안전보건 예방 비용을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사측에 요구했다. 고용노동부를 향해서는 현대제철에 대한 전면 특별근로감독 시행을 촉구했다. 현대제철 경영진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뒤 현대제철 공장 내에서만 6명이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지만, 이후 현대제철 경영책임자는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지원해야 할 부분은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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