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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 2년간 43만시간 더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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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기업 특별연장근로인가 승인 내역. 자료=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반도체기업 특별연장근로인가 승인 내역. 자료=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2년간 반도체 연구개발을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하고 승인받은 총 23건 중, 22건은 삼성전자가 신청‧승인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도체 기업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한 번도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공개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기업의 위기는 근로 시간과 무관하다”며 반도체 연구직에 대한 ‘주52시간제 적용 예외’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 지난해 15차례 특별연장근로 신청‧승인

30일 이 의원이 분석한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한 번에 3개월(12주) 단위로, 15차례에 걸쳐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해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인원 1658명이 주 12시간씩 총 23만8752시간(12x12x1658)의 특별연장근로를 했다.

또 2023년에는 7회에 걸쳐 1358명 대상 19만5552시간의 연장근로를 실시했다. 이 의원실은 “중복 인원을 고려하더라도 삼성의 연구개발 노동자들은 약 2년간 43만 4304시간 정도의 연장근무를 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삼성을 제외하고 특별연장근로 승인을 받은 반도체 기업은 비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엘엑스(LX)세미콘이 유일하다. 엘엑스세미콘은 지난해 한 차례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해 승인받았다. 2023년에는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기업 SK(에스케이)하이닉스의 경우. 지금까지 한 번도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2주 또는 4주 간격으로 노동자들이 업무 시작과 종료 시각을 결정하는 선택근로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경우 특정 기간 주 52시간 이상 일할 수 있지만, 기간 내 총 근로시간은 늘지 않는다.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고용노동부 특별연장근로 승인 내역. 자료=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고용노동부 특별연장근로 승인 내역. 자료=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이용우 민주당 의원 “반도체기업 위기, 근로시간과 무관”

특별연장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와 노동자의 개별동의를 받아 주 52시간을 넘겨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제도다.

당초 특별연장근로는 재해‧재난(1호), 인명‧안전(2호), 돌발상황(3호), 업무량폭증(4호) 등 극히 예외적 사유에 가능했지만, 지난 2020년 정부가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소재‧부품‧장비산업 연구개발 직종으로서 노동부 장관이 국가 경쟁력 강화 및 국민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연구개발‧5호)까지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2020년 5회, 2021년 14회, 2022년 4회, 2023년 9회의 연구개발 목적의 특별연장근로를 승인했다. 2024년 1월부터 10월 말까지는 28회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삼성의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들에 대한 특별연장근로 적용이 크게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삼성은 법률이 정한 초과근무시간을 다 쓰고도 더 많은 일을 시켰다”며 “삼성전자와 (최근 최고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의 현황을 비교해 보더라도 반도체 기업의 위기는 근로 시간과 무관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별연장근로에 따른 삼성 연구개발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고려하면 주52시간 예외가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오히려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근로시간 예외 적용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노동계, ‘반도체 특별법’ 반대…“민주당, 보수로의 회귀 안 돼”

한편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발의해 추진 중인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안’(반도체 특별법)을 둘러싼 갈등은 최근 다시 심화하고 있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연구직에 대한 ‘주52시간제 적용 예외’를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당초 이 법안에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특별법 관련 질문에 “필요한 입법조치 등도 과감하게 전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노사 양측이 토론해보면 일정한 합의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2월3일엔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노사 등이 참여하는 ‘정책 디베이트’도 연다. 민주당은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정책과 관련해서도 디베이트를 연 뒤 기존 입장을 바꾼 이력이 있다.

이에 반도체 특별법에 반대하는 노동계는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민주당의 디베이트 개최와 관련해 “윤석열 탄핵과 파면에 따른 민주당 집권 시나리오에 따른 보수로의 회귀인가”라고 지난 23일 논평을 통해 지적했다.

같은 날 한국노총도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표를 위한 우클릭을 마다하지 않겠다’로 요약할 수 있다”며 “재벌 대기업 회장 또는 경제단체의 수장이나 할 법한 얘기들로 연설문의 대부분을 채웠다”고 논평을 통해 질타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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