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애초부터 공항부지로 부적합한 곳에 공항을 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안공항 부지는 갯벌과 저수지를 비롯한 조류 서식지와 인접해 있어 조류 충돌 위험성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조류 유인 예방을 위해 '공항 반경 13㎞ 이내에 보호구역을 설정하지 말 것'을 제시하고 있지만, 무안공항 주변에는 환경 관련 보호구역이 9곳가량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단체들은 현재 건설이 추진 중인 상당수 신공항들도 인근에 조류 서식지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신공항들의 건설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무안공항 인근 세계적인 철새도래지…공항부지로 부적합”
7일 <소리의숲> 취재를 종합하면 국제민간항공기구는 공항 반경 13㎞ 이내에 보호구역을 설정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준용하는 국토교통부의 ‘조류 등 야생동물 충돌위험 감소에 관한 기준’도 공항 표점에서 8㎞ 이내의 범위에는 조류보호구역과 사냥금지구역 등을 설정해서는 안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조류 유인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살펴보면,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사업 지구 13㎞ 이내에는 무안갯벌과 자연공원을 비롯한 보호구역이 9곳 있다. 구체적으로는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지구와 2.2㎞ 떨어진 곳에 위치한 무안갯벌습지보호지역, 2㎞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수산자원보호구역 등이 있다. 야생생물 보호구역, 자연공원, 해양보호구역, 환경관리해역, 천연기념물 소재지 등도 사업지구 13㎞ 이내에 있었다.
김나희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홍보국장은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지도를 보면 무안공항과 해안이 아예 붙어 있고, 100여m 인근에 저수지들 있다. 모두 철새들이 모여드는 곳”이라며 “특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신안갯벌도 가까운 곳을 기준으로 측정하면 8㎞ 이내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자연유산 선정은 공항 건설 이후에 이뤄졌지만,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됐다는 것은 그곳에 그 이전부터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였다는 뜻”이라며 “애시당초 공항이 들어서서는 안 되는, 조류충돌 위험이 높은 곳에 공항이 지어졌다”고 전했다.
“신공항 8곳 중 상당수도 조류 서식지 인근…추진 중단해야”
문제는 현재 건설이 추진 중인 신공항들 중 다수도 조류 서식지 인근에 위치해 조류 충돌에 취약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현재 건설이 추진 중인 지역 신공항은 가덕도신공항, 제주 제2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새만금신공항, 울릉공항, 흑산공항, 백련공항, 서산공항 등 8곳이다.
실제 새만금신공항의 경우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새만금신공항) 계획지구에는 다양한 조류 서식지가 분포한다”며 “검은머리물떼새, 까치, 백로류, 만물도요 등의 번식과 수리부엉이의 서식이 계획지구와 주변에서 확인됐다”고 명시됐다.
가덕도신공항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도 “가덕도 주변은 해양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지역, 을숙도 철새 도래지 등이 인접하거나 주변에 위치한다”고 적시돼 있다. 백령공항이나 제주2공항, 흑산공항 부지 등도 철새 도래지, 조류 서식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다만 항공기와 조류는 비행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본질적으로, 공항의 최적화된 입지는 조류 최적 서식지와 겹치는 특징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만금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는 “인천‧김포‧김해 등의 국내 공항뿐 아니라 캐나다 밴쿠버, 미국 시애틀 등의 해외 공항 또한 철새도래지에 인접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환경단체들은 현재 추진되는 신공항 건설 사업이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국장은 "이번 참사는 조류 충돌에 기기 결함이나 정비 부족 등 여러 문제가 결합 돼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참사의 복합원인 중 자연재해로 여겨지는 조류충돌마저 사실은 자연재해가 아니고 인재라고 본다"며 "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조류 서식지 위에 공항을 건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조류 충돌 위험 지역에서 강행되는 공항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경단체들은 신공항들은 경제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 국장은 “신공항 건립 예산이 거의 국비로 조달되다 보니, 지역 정치인들 입장에선 그냥 ‘눈 먼 돈’으로 인식돼 선심성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하지만 신공항 사업은 조류 충돌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경제성도 떨어지는 만큼 재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15개 공항 중 인천국제공항‧김포국제공항‧김포국제공항‧제주국제공항 등 4개 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공항은 적자를 냈다. 특히 이번에 참사가 일어난 무안공항의 경우 지난해 적자액이 가장 많았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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