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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소리의숲1 기후위기

한국 ‘기후소송’ 판결, 대만‧일본엔 어떤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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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헌법소원 심판 선고일인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청소년기후소송·시민기후소송·아기기후소송·탄소중립기본계획소송 관계자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기후솔루션
기후 헌법소원 심판 선고일인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청소년기후소송·시민기후소송·아기기후소송·탄소중립기본계획소송 관계자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기후솔루션

“한국이 이번에 헌법재판소에서 내린 결정은 저희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8월 한국 헌법재판소가 2030년 이후 감축할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치를 규정하지 않은 정부의 탄소중립 계획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 대만과 일본에서 각각 기후소송을 진행 중인 변호사들이 한 말이다.

기후솔루션은 ‘동아시아 기후소송 동향’ 온라인 브리핑을 지난 5일 진행했다. 브리핑에는 조이 황(Zoe Huang) 대만 환경권재단(Environmental Rights Foundation) 변호사와 아사오카 미에(Asaoka Mie) 일본 키코네트워크 대표 변호사, 윤세종 플랜 1.5 변호사가 참석해 한국 기후소송의 의미를 평가하고, 각 소속 국가의 기후소송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지난 8월 한국 헌재의 결정은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이 부족하면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정한 아시아 최초의 판결이다.

“대만, 한국과 법률 체계 유사…
한국 기후소송 결과 대만에도 큰 영향 미칠 것”

조이 황(Zoe Huang) 대만 환경권재단(Environmental Rights Foundation) 변호사. 사진=기후솔루션 제공 
조이 황(Zoe Huang) 대만 환경권재단(Environmental Rights Foundation) 변호사. 사진=기후솔루션 제공 

먼저 브리핑에서 조이 변호사는 “한국과 대만은 법률 체계와 산업 구조가 비슷한 만큼 한국 헌재의 이번 판결이 대만 기후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만에선 올해 1월 기후변화 피해를 겪는 농민과 어부‧시민‧어린이들이 대만 헌법재판소에 기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핵심 내용은 ‘정부의 탄소 감축 목표는 기후변화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위헌’으로, 한국의 기후소송과 골자가 비슷하다.

다만, 조이 변호사는 한국 헌재가 2031년 이후 감축 목표가 없다는 점을 위헌이라고 판결했지만, 매년 온실가스 감축량을 얼마나 줄일지 구체적인 숫자는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조이 변호사는 “대만은 기후보다는 경제 성장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가 강해서 기후소송을 (승소)하기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에서 기본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야 대만에서도 한국 사례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청년들, 전력회사 상대로 기후소송…
일본도 앞으로 많은 진전 있었으면”

아사오카 미에(Asaoka Mie) 일본 키코네트워크 대표 변호사가 온라인 브리핑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아사오카 미에(Asaoka Mie) 일본 키코네트워크 대표 변호사가 온라인 브리핑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아사오카 변호사도 “한국 법원의 판결이 일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전력회사들을 상대로 탄소 배출 억제를 요구하는 가처분 소송이 나고야재판소에 지난 8월 제기됐다. 원고는 일본의 15~26살 청년 16명이었다. 이 소송은 정부가 아니라 도쿄전력 등 10개 전력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라는 점에서 한국 기후소송과 차이가 있다.

아사오카 변호사는 원고들이 일본 전력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와 관련해 “피고(전력회사)들은 배출량을 감축하려는 목표가 (사내에)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일본에는 일반 법원만 있고 한국 개념의 헌법재판소가 없기 때문에 기후소송을 거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사오카 변호사는 “일본의 에너지 정책은 화석연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만 담고 있다”며 “한국 헌재는 정부가 기후위기 피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는데, 일본도 이 부분에서 앞으로는 많은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 기후소송, 아쉬운 점 있지만 기회 열었다…
그 기회를 가지고 나머지 목표 달성해야”

윤 변호사는 네덜란드와 독일‧아일랜드‧한국 등 각 나라에서 기후소송 원고 승소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 다수가 단기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나중으로 부담을 미루고 싶다고 하더라도, 그게 소수에게 감내할 수 없는 피해를 줄 때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사법부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나라의 법원들이 인권 문제, 다수에 의한 소수의 억압 문제, 소수자들의 권리 구제를 똑같은 논리와 정당성을 가지고 개입할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각국의 기후소송에서 원고 승소가 이어진 가장 근본적인 원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세종 플랜1.5 변호사가 온라인 브리핑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윤세종 플랜1.5 변호사가 온라인 브리핑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그러면서 윤 대표는 한국 기후소송 판결에 대해 “물론 완전히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닐 수 있지만 이번 기후소송은 당연히 성공”이라며 “어차피 우리가 원하는 변화는 소송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송을 통해서 기회를 열고, 그 기회를 가지고 다시 (구체적인 부분을)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국제 협상장 같은 곳에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국가 간의 이기주의가 더 우선시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사법부에서의 논의만큼은 각국의 소송들이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줘서 서로 더 열심히 기후변화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대륙 밖에서 첫 승소사례라는 것, 이게 다른 아시아 국가의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후소송 판결에 큰 함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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