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위아에 전기차 부품을 공급하는 동서페더럴모굴에서 불법파견이 이뤄져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서페더럴모굴이 사내하청업체 에이쓰리HR 노동자들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했을 뿐 아니라, 에이쓰리HR이 독립적 생산 설비를 갖추지 않고 동서페더럴모굴 혹은 현대위아의 소유 설비를 썼다고 에이쓰리HR 노동자들이 문제제기 하면서다.
18일 <소리의숲>은 동서페더럴모굴 불법파견 정황이 담긴 자료를 다수 입수했다. 자료를 공개한 노동자들은 지난달 12일 동서페더럴모굴과 에이쓰리HR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혐의로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고소‧고발했다. 파견법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노동자 파견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동서페더럴모굴은 에이쓰리HR과 지난해 7월부터 지난 8월31일까지 도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근로시간 준수, 지각‧결근에 따른 생산수량 미달’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에이쓰리HR 노동자 37명 중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시화지회 조합원 33명은 해고돼 일자리를 잃었다. 비조합원 4명만 새로운 도급업체 B&M으로 고용승계 됐다. 노동자들은 “에이쓰리HR 노동자들이 노조(지회) 설립을 하자 동서페더럴모굴이 보복성으로 업체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M에는 노조가 없다.
“하청노동자들, 원청 자체 전산시스템 지시에 따라 일해”
자료에는 동서페더럴모굴이 에이쓰리HR 노동자를 지휘‧감독한 정황이 곳곳에 드러났다. 동서페더럴모굴이 에이쓰리HR 노동자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하고 직무교육‧근무태도 점검 등을 한 증거가 대표적이다. 불법파견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가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 지휘‧명령을 했는지이다. 실제 대법원은 지난 2021년 7월 현대위아 평택 1‧2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하면서 “원청이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으로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녹취록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동서페더럴모굴 관리자는 에이쓰리HR 노동자에게 “생산계획을 넣어 놨는데 순서대로 한 개씩 하고 있어 보라”는 등의 업무를 지시했다. 자료에는 동서페더럴모굴 관리자가 지난 4월 에이쓰리HR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올릴 것을 요구하거나, 지난 7월 “볼트가 바뀌는 것은 없다”고 하는 등 수차례 작업지시를 한 내용도 포함됐다. 자료에 따르면, 동서페더럴모굴 직원은 에이쓰리HR 노동자들이 함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채팅방에서 “자재가 입고될 예정”, “자재과에서 확인 부탁한다”는 등 업무 관련 소통을 하기도 했다.
녹취록에는 동서페더럴모굴 관리자가 에이쓰리HR 노동자들에게 불량‧부품관리 교육이나 작업방식 교육을 하는 내용도 담겼다. 동서페더럴모굴 관리자들은 지난 1월 에이쓰리HR 노동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불량 하나 나오면 여러분들 월급이다”, “완성차 조립 부위는 특히 신경 써서 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지난 6월 “OO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 공유드리며 교육을 하게 됐다”며 “교육이 끝나면 이달 말쯤 또 추가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하는 내용도 있다.
그밖에도 노조는 “동서페더럴모굴이 일자별로 입고되는 부품의 업체명‧품번‧품명 등 입고 작업의 내용을 결정해 자체 전산시스템을 통해 지시하면, 에이쓰리HR 소속 입고 작업자는 그에 따라 업체별 부품 품명‧수량 등이 맞게 들어왔는지 확인해 입고했다”거나, “동서페더럴모굴이 입고‧검사‧조립을 비롯한 전체 공정에서 에이쓰리HR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할 세부 공정의 작업 내용과 사용 설비를 결정‧관리했다”는 등 원청의 작업지시 사례를 증언했다.

“하청 노동자들, 원청 공장에서 원청 설비로 일해”
자료에 따르면 동서페더럴모굴은 에이쓰리HR의 인력배치와 근무 관리에도 관여했다. 녹취록에는 지난 7월 동서페더럴모굴 관리자가 에이쓰리HR 노동자에게 지각‧결근‧휴가‧업무태도를 점검하고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내용, 같은 달 작업에 투입될 인원을 지시하는 내용도 담겼다. 지회는 이와 관련해 “동서페더럴모굴 해당 공장에 에이쓰리HR 노동자들의 근태 관리를 하는 에이쓰리HR 현장 관리자는 따로 존재하지 않고, 혹은 존재하더라도 전혀 상주하지 않는다”며 “동서페더럴모굴가 직접 근태 관리를 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조는 공장에 설치된 설비들이 동서페더럴모굴 혹은 현대위아의 소유이고 에이쓰리HR은 독립적 설비를 갖추지 않고 있는 점도 불법파견 근거로 들었다. 노조는 “에이쓰리HR 노동자들이 일하던 장소는 에이쓰리HR 자체 공장이 아니라 시화공단에 위치한 동서페더럴모굴의 모듈 어셈블리 공장”이라며 “해당 공장에 있는 생산 설비도 에이쓰리HR 소유가 아니라 동서페더럴모굴 또는 현대위아의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프론트액슬 등을 생산할 때 동서페더럴모굴 관리자들과 에이쓰리HR 직원이 혼재해 작업하기도 했다”고도 전했다.
노동부의 ‘근로자 파견의 판단 기준에 관한 지침’은 △하청업체가 설립비용‧사무실 임대비용‧기타 운영비용 등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스스로 마련하는지 △하청업체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기계‧설비‧기자재 등을 자기 책임과 부담 하에 확보하고 있는지 △하청업체가 사업 영위에 필요한 전문적 기술이나 경험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경영상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지 여부 등을 불법파견 여부를 가르는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동서페더럴모굴 “현재 담당자 부재” 입장만
이와 관련해 정준영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원청에서 직접 교육하고 아무런 설비도 갖추지 않고 작업 기준도 원청이 다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원청 정규직과 평사원들까지 들어 있는 SNS 단체대화방까지 꾸려서 (업무 소통을 하고), 업무 시간에 조회도 하는 것들을 보면 불법파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소리의숲>은 동서페더럴모굴 측의 입장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관계자로부터 “담당자가 현재 자리에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한편 동서페더럴모굴은 영국법인 AEI가 지분 50%를, 유성기업 지분 40%를 가지고 있다.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은 2017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노조 파괴’ 컨설팅을 받기 위해 회사 자금을 노무법인에 지불한 혐의로도 기소돼 2020년 5월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바 있다. 동서페더럴모굴의 대표이사는 유 회장의 동생인 유시훈씨가 맡고 있다.



![[리뷰] “우린 슬로건이 아니야”…이승윤이 이 시대를 위로하는 법 (\’역성\’ 현장)](https://forv.co.kr/wp-content/uploads/2024/09/203_165_414-120x86.jpg)
![[현장] 멸종위기종 삶터에 또 공항… “수라갯벌 보존하라”](https://forv.co.kr/wp-content/uploads/2024/08/124_66_2858-120x86.png)



![[21대 대선] 민주당 “국민중심 의료개혁”, 민주노동당 “2021년 노정합의 실현”](https://forv.co.kr/wp-content/uploads/2025/05/431_611_2840-120x86.jpg)
![[적녹영화] 인도 이주노동자의 고향 찾아 2000km 자전거 여행](https://forv.co.kr/wp-content/uploads/2025/05/430_608_1039-120x8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