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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난개발…싱크홀, 환경파괴가 불러온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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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싱크홀 사고와 관련해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싱크홀 사고와 관련해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다. 사진=서울시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연이어 발생해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에선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신고된 싱크홀‧도로침하만 해도 4건에 달했고, 곧 이어 경기 부천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했다. 싱크홀 원인과 대책 마련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기상이변‧무분별한 도시 개발과 같은 환경파괴도 싱크홀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크홀은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지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서울·경기서 싱크홀·도로침하 5회 이상 연이어 발생…
서울 연희동·종로구·강남구 이어 경기 부천까지

4일 소리의숲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서는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26분쯤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대교 방면 한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차량 1대가 빠져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싱크홀 규모는 가로 6m, 세로 4m, 깊이는 2.5m에 달했다.

이어 다음날인 같은 달 30일에도 전날 사고현장에서 약 30m 떨어진 곳에서 도로 침하가 발생했다. 서울 서부도로사업소는 당일 오전 8시30분쯤 연희동 성산로 주변을 순찰하던 중 해당 지역에서 5~8m 정도의 도로 침하가 발생한 것을 확인해 도로 통제에 나섰다.

그 다음 날인 같은달 31일에는 서울 종로구와 서울 강남구에서 각각 싱크홀과 침하가 발생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당일 오후 3시41분쯤 종로5가역 인근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싱크홀 규모는 가로 40㎝, 세로 40㎝, 깊이 1.5m였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교통 혼잡이 일어났다.

또 당일 오전 11시57분에는 서울 강남구 9호선 언주역 사거리 인근 도로가 침하돼 서울 동부도로사업소 등이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최근 싱크홀‧도로침하가 서울을 중심으로 연달아 발생했다. 표=소리의숲
최근 싱크홀‧도로침하가 서울을 중심으로 연달아 발생했다. 표=소리의숲

이어 지난 3일엔 경기 부천에서도 싱크홀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당일 오후 10시19분쯤 부천 오정구 삼정동 일대 도로에서는 가로 60㎝, 세로 70㎝, 깊이 80㎝ 정도의 싱크홀이 생겼다. 지나가던 차량 1대가 빠졌지만 곧바로 빠져나와 운전자를 포함해 다친 사람은 없었다. 신고되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 더하면 서울을 비롯한 도심 내 싱크홀 발생 횟수는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폭염‧폭우로 지하 토사 유실되고
난개발로 지하수 유출되고…

싱크홀 발생 원인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싱크홀 발생 원인이 지형적 특성뿐 아니라, 난개발이나 기후변화 같은 환경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연희동 싱크홀 발생 원인을 발표하면서 “지형적 특성, 기상 영향, 지하 매설물, 주변 공사장의 영향을 비롯한 복합적인 요인이 싱크홀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경사지 중간에 위치해 있어 지하수 흐름이 강하고, 매립층으로 이뤄져 있어 지반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7~8월 집중호우·폭염으로 지하 수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지하 토사가 유실됐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건물 공사와 같은 도시 개발이 싱크홀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표면으로 흡수된 물은 땅속에 모여 도시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데, 공사를 하면서 지하로 깊이 파내려 가면 이 지하수가 모여들어 유출된다. 그러면 지하수가 받쳐주던 곳이 빈 공간이 생기면서 싱크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연희동 싱크홀의 경우에도 인근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서울시는 분석했다. 다만 현재까지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로 인한 직접적인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지표면에서 12m 정도 밑에 터널 공사를 하고 있었(던 게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전 교수는 최근 몇 년간 도심 곳곳에서 발생하는 싱크홀 발생 원인과 관련해서도 “다 개발, 토목 공사와 관련이 돼 있다”며 “땅을 깊이 파면서 지하수를 (고려해) 정밀하게 공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싱크홀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땅을 점점 많이 개발함으로써 앞으로도 (싱크홀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며 “사실 이미 10년 전에 잠실 (제2)롯데월드 (인근) 싱크홀이 경고를 줬다”고 덧붙였다.

2014년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 인근에서는 대형 싱크홀 등의 현상이 나타났는데, 일각에서 공사의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롯데건설은 지하 6층, 지상 123층 규모의 제2롯데월드를 짓기 위해 땅을 약 37m까지 팠다.

2014년 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에서 싱크홀 관련 논란이 일었다. 사진=pixabay
2014년 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에서 싱크홀 관련 논란이 일었다. 사진=pixabay

그 밖에도 노후 상하수도가 싱크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후화된 상하수관을 통해 물이 새며 땅 밑에 물길이 생겨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도 연희동 싱크홀 발생과 관련해 상하수도‧가스‧통신 등의 지하매설물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근본적으로 싱크홀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도시 개발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 전 교수는 “정부에서 (개발을) 컨트롤 해야 한다”며 “지금은 (정부가 개발) 인‧허가를 그냥 다 해 준다.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개념을 안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상기후가 싱크홀 발생에 영향을 주는 만큼 거시적으로는 기후위기를 관리하는 것도 싱크홀 방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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